매미는 노래하고 개미는 일을
하였다.
이솝의 이야기에도 그랬다.
시원한 그늘나무에 매달여 "맴...
맴....
매에---- 엠... 맴.... "하고
매미는 구성지게 노랫가락을 뽑다가
재노래에 취해 지긋이 눈을 감고 단잠을
잔다.
그러나 개미는 일만 하였다.
비오듯 쏟아지는 구슬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일만 하였다.
뜨약볕이 내려
쮜여도 쉬지 않고 일만 하였다.
장마가 져서 황토물이 넘쳐흘러도 주저함이
없이 생사를 초월하여 일만 하였다
그러다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서 나무잎은 떨어지고 눈이 쌓이자
매미는 개미를 찾아가,
" 개미님! 춥고 배가 고파 찾아 왔소 인정좀 쓰시요" 하였으나 개미는
,
" 미안하네만 자네에게 줄 양식은 없다네" 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 따거운 불볕아래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한 개미의 유일한 긍지는
바로 이때 이순간을 위한 것이였다.
이솝도 죽은지 오래고, 세월도 유수같이 흐른 요즈음에는,
매미가 개미를 찾아 갔더니만,
애기개미들이 우루루 뛰어 나와서 매미를 반기며,
"매미오빠!! 싸인좀 해 줘요"하며 야단 법석을 떨며 밀고 당긴다.
어른 개미도 역시 반색을 하면서,
"마침 잘 오셨군요. 우리애들 가정교사로 모시겠습니다" 하였다.
매미는 개미로부터 극진한 대접도 받고 음악교사로 월급도 챙기면서
겨울을 편히 보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매미는 많은 것을 애기개미에게 가르쳐 주었다.심지어는,
먹다 버린 먹거리찌꺼기가 썩으면서 흐르는 액체를 마시는 방법도
가르쳤다.
이것을 마신 애기개미들은 요란스레 몸을 흔들며 미칠듯 노래를
불렀다.
봄은 왔건만 개미들은 일터에 나가는 것도 까맣게 잊고 춤도 추었다.
그후 개미들은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은 서로 미루기만 하였다.
이듬해 여름,느티나무 위에서는 여전히 매미의 노랫가락이 흐르고
여름은 무르익건만 땀흘려 일하는 개미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보았건만,
땀흘려 일하는 개미는 커녕, 노래하는 개미새끼도 없었다.
언젠가 나비넥타이를 맨 개미들이 술빛찬란한 밤거리에
있더라고 ....
말해주는 이가 있긴 했지만 다 물건너간 옛날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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